28. 물건에도, 시간에도 용도를 부여하는 일
Date 2022.06.21 / Editor 까치
만년필을 자주 사용합니다. 잉크를 채우고, 팁이 마르지 않게 관리하고, 때로는 잘 세척해서 잉크를 바꾸는 과정은 어쩌면,
차도구를 차려놓고 어떤 차를 마실지 고민하는 시간과 닮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말, 새로 선물 받은 만년필은 조금 특이합니다. 투명한 소재로 만들어져서, 내부에 잉크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어떤 색인지 훤히 보입니다. 이 만년필에는 <무언가 배울 때에만 쓴다> 라는 용도를 부여했습니다. 이미 자주 사용하던 만년필들이 세 자루나 있어서, 잘 쓰지 않게 될까봐 만든 규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