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를 새롭게 런칭하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으로 시작할까 잠시 고민했다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으로 시작해보려고 해요. 👉왜 맥파이앤타이거 예요 ?👈 차를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브랜드를 만들자.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 이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문득 '차와 닮은 삶'이라면 어렴풋이 그리고 있는 우리의 태도를 꺼내놓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루하루 정진하는 삶.정성껏 지금을 사는 삶.과정이 탄탄한 삶.겸손한 자세로 배우는 삶.그 과정에서 나를 홀대하지 않는 삶.그리고 조금은 유쾌한 삶. 그렇게 살고 있느냐고 물으면, 언제나 부족하다고 답합니다. 그래도 우리가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잊지 않는 게 어디냐며 은근히 넘어가고 있어요. :) 브랜드 네이밍은 어떻게 할까? 굉장히 많은 후보들이 있었는데,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정한다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브랜드 이름은 특히나 더 심오했습니다. 우리를 나타내면서, 의미도 있고, 위트도 담고 싶고, 조금 어렵더라도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왜'를 더 궁금해할 만한 요소를 심은. 그런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있었죠. 그 날도 네이밍 회의를 하며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문득 찻잔에 쓰여진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주도 모슬포의 오래된 그릇 가게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잔을 집어 들었던 건 2017년이었습니다. 호작도를 모티브로 찻잔과 받침에 자연스럽게 그림이 이어지는 디자인입니다. 잔의 형태도 심플한데, 그림이 이어져서 꼭 맞춰서 내려놓아야만 하는 매력에 반해 한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가끔 이상하게 맞춰두기 🙃 호작도 [ 虎鵲圖 ] : 호랑이와 까치를 함께 그린 그림으로 작호도, 혹은 까치호랑이라고도 부른다. 알고 보니 조선 시대에는 액막이의 의미로 새해에 주고받는 그림 선물이었습니다. 일상 속에서 예술을 친근하고 가깝게 즐기는 문화가 호작도에 담겨있었습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조금 더 차를 가까이하도록 만들자며, 호작도에 담긴 문화를 이어나가고 싶었습니다. Magpie&Tiger 라는 네이밍을 확정하기까지 디자인적 요소도 검토하고, 브랜드 등록도 검토하고, 너무 어려워서 사람들이 읽지 못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고민도 충분히 했습니다. 때로는 그냥 우연히 마주쳐서,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들이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다준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이름을 정하게 되었어요. 이야기가 파생되는 이름 어렵고 긴 네이밍에는 여러 가지 단점이 있지만, 그 모든 이유를 상쇄하는 장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 을 꼽고 싶어요. 왜 맥파이앤타이거 예요? 무슨 뜻이에요? 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대화들. 차 브랜드가 이름이 왜 저래? 라는 생각. 누가 까치고 누가 호랑이예요? 라는 질문. 심지어 이름에 대해 쓰고 있는 이 글도 모두 이야기입니다. 이런것도 만들고요 :-) "새해에는 좋은일만 가득하기를"호작도 패브릭 포스터 호작도 구경하러가기 >> Click 어려워도 괜찮고, 조금 번거로우면 어때요. 세상 어디엔가는 이런 모습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그런 분들을 만나서 맥파이앤타이거라는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왔고요. 이 글을 여기까지 읽고 있다면, 앞으로 1년 동안 맥파이앤타이거 같이 만들어가요. 2020년 7월 24일. 합정 사무실에서까치 씀